2020. 4. 7. 14:11ㆍ유학
3월 초 IFM에서 1차 합격과 동시에 2주뒤에 있을 인터뷰 일정조정 및 Jury assignment를 주었다. 코로나 때문에 한창 난리가 날 때라 개인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와함께 어수선한데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과제도 해야해서 대환장의 2주를 보냈다.
인터뷰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과제도 벅차서 이거 할 수 있는거야? 라던가, 코로나로 프랑스는 하루에 오백명, 천명씩 죽어나가는데, 이거 갈 수는 있는거 맞나? 라며 별의 별 생각을 했고, 일단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으니 그분들을 봐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스카이프로 인터뷰를 보았다.
원래는 학교에서 오프라인 면접을 보거나 나처럼 외국에 있는 학생들은 스카이프를 통해 면접을 보는데, 프랑스도 코로나로 난리인지라 교수님들과 디렉터들도 자택에서 그룹 온라인 면접만으로 진행이 된다는 공지를 받았다.
3:1 인터뷰였고, 인터넷으로만 봐왔던 져리분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질문 자체는 제너럴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개개인마다 너무 다를거라고
예상이 되어 여기에 전부 자세히 질문을 올릴수는 없으나, 보통 모티베이션 레터에 써야하는 질문들을 다시 확인하는 질문들과 왜 지금 있는 포지션에서 학교로 돌아가고싶은지, 어떤걸 배우고 싶은지 위주로 질문이 오갔다. 다른 해외 아트스쿨로 유학을 한 친구들에게 인터뷰 질문을 물어보고 들어본 결과, 보통 제너럴 질문에서 내가 답한 내용에 꼬리를 물어 질문이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설프게 작위적으로 외우거나 논리가 맞지않는 답변을 한다면 그것을 변호하기 위한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에는 패션업계에서 어쨌든 비주얼이나 브랜딩과 밀접하게관련있는 부분을 담당하고있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커리어적인면, 포트폴리오, 지원한 전공이 전부 일맥상통하여서 질문에 답하는게 어렵다거나 답할 수 없는 허를찌르는 질문을 받진 않았다.
같은 학교 MSc코스에 지원한 경험이 있는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면, 인터뷰 질문이 훨씬 날카롭고 심도있는 질문이 많았다라고 한다. 아무래도 비즈니스 스쿨이고 말빨로 배틀해야하는 업계이기때문이기도 하고, 비즈니스전공은 과제가 아니라 그자리에서 질의응답 세션을 하기 때문에 나처럼 영어가 완전 바이링구얼이 아닌 유학생들에게는 장벽이 높아보였다. (근데 어차피 나는 디자인커리어를 좇는 사람이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점...시각언어짱짱맨!)
특이한점이 있다면 글로벌 경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것 같았고, 없다면 최소한이라도 다른 문화권에 노출된 경험이나 여행경험을 많이 해본 학생들을 선호하는 것 같았다.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로 풍부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에서 특별히 신경을 쓰기때문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인 외국체류 경험은 없으나, 어릴때 미국에서 총 10개월간 어학연수한 경험과 홍콩 교환학생경험, 그리고 여행에 미쳐살았기 때문에 질문에 답하는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 외에는 기본적인 CV세부사항에대해 질문을 받았고 폭풍같은 30분가량의 인터뷰가 끝이 났다.
모든 질문에 전부 대답은 했지만, 자꾸 인터뷰에서 했던 헛소리같은 말들 (자기검열이 심한 서타일...)이 머릿속에 맴맴 떠오르면서 최종발표가 나기까지의 1주일은 정말 지옥같았다. 자다가도 이불을 뻥뻥차는 자괴감의 일주일을 보낸 후 드디어..
퇴근후 쇼파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차 합격메일을 받았다. 코로나덕분에 반대가 더더 심해져서 부모님은 내가 합격소식을 알리자마자 절대 안된다 + 결혼압박의 재시작 으로 완벽하게 지금까지 내 합격소식을 묵살중이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그냥 못갈수도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가 코로나를 피해 1년을 미룬다 쳐도 한국에 돌아올것을 생각해보면 31, 32살일텐데, 그때되면 아예 결혼시장에서의 여자의 가치는 바닥을 치고, 곧 나는 독거노인 (ㅋㅋㅋ 극단적인 논리) 이 될거라는게 우리 부모님의 논리이다.
우리언니는 심지어 그냥 아무 게이남자랑 결혼하고 유학다녀오라는 아무말이나 하기 시작했다.
20대 후반 미혼여자로서 겪어왔던 커리어 확장의 야망은 어떤식으로 밟혀왔는지는 추후 글을 쓰기로 하겠다. 어찌되었든, 노력의 결실이 나와서 뿌듯하다. 물론 동시에 착잡하고 절망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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