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5. 11:33ㆍ유학
일단 이렇게 1순위로 알토대학교로 정해놓고, 대학교 시절 가장 존경하고, 인정해주셨던 교수님과의 면담을 신청하여 교수님을 뵈었다.
유학을 가고싶다고 첫 운을 뗀 순간, 교수님은 아주 반갑게 "그래, 내가 너 이럴줄 알았어! " 라며 경청해주셨다. 내가 프로덕트쪽으로 산업 확장을 위해 북유럽 대학인 알토대학의 Contemporary Design 프로그램에 넣고싶다는 말씀을 드리니, 조금 갸우뚱하시며 "그래서 너의 궁극적 목표는 뭔데?" 라며 의문을 표하셨다. 너무 학과가 제너럴하고, 교수님이 볼때 나는 좀 더 all-round형 디자이너기 때문에 비주얼 디렉팅쪽이 훨씬 나을 것 같다면서 교수님이 직접 졸업 하신 프랑스 파리의 IFM 이라는 학교의 이미지디자인 전공을 추천해주셨다.
나도 나의 올라운드형 특징때문에 회사생활에 만족을 못하고 있었지만 아트디렉팅이나 이런 에디토리얼 디자인쪽은 재밌고 크리에이티브 해보여도 현실은 지옥처럼 빡세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외면하고 있었다. (워라밸과 개인의 시간 매우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모든 토끼를 잡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버린지 오래되었다) 그렇기때문에, 가장 나의 관심사나 현실적 조건, 장기적 잠재력을 따졌을때 제일 좋은 칼라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이다.
패션업계가 싫어서 업계체인지를 위해 유학을 마음먹었던 것도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알토에 꼭 너무나 가고싶었다. 소비를위해 빠르게 공장찍어내듯 돌아가는 패션 사이클은 재미를 느끼기 전에도 현타가 오게 만들었고, 국내 내수 시장에서 제일 독창적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강한 회사의 브랜드에서 일해도, 그 이미지가 뭔지 애매모호하고 당시 유행하던 브랜드에 따라 이미지가 바뀌어가는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것을 보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또,패션업계가 그러하듯 옛날 패션업계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있는 패션 1세대들의 양아치스러운 태도와 언행은 충분히 정을 떨어지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였다. 이부분에 대해선 나중에 글을 쓰기로,,
그래서 2019년 2월부터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짜기 시작했다.
2019년 3월~5월 - 영어점수 만들기
알토대학을 넣기위해선 아이엘츠 점수 6 인가 갖고있었어야해서 어학부터 시작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모든 걸 준비해야 했으므로, 강남역에 있는 아이엘츠 주말반을 2개월 수업 듣고 5월 한방을 노렸다. 아이엘츠 시험비가 이렇게 비싸다니! ㅠㅠ
다행히도 한번에 Overall 7.5 로 어학을 5월 첫시험에서 끝낼 수 있었다. IFM 은 따로 어학성적을 MSc코스가 아닌이상 제출을 해야되는것이 없었지만 알토대학 지원을 위해 성적을 땄다. 이렇게 길고 지루했던 영어시험은 정말 처음이었다 ㅜ 토플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2019년 8월~12월 - Motivation letter작성 및 CV작성, 포트폴리오 작업
영어시험을 보고 난 후 긴장이 다 풀려 나 또한 여타 유학준비생들처럼 기강이 좀 해이해져 8월까지는 CV작성을 근근이 하다가 가을이 되어서야 포폴정리와 모티레터를 본격적으로 작성하였다. 애초에 알토대학에 들어가 CMF쪽으로 틀 생각이었기 때문에 모티레터는 빠르게 썼고, 포트폴리오 정리 및 영어화 작업이 굉장히 스트레스가 컸던 부분이었다.
다행인 부분은 학부때 정리를 잘해놓은 스타일이어서 포트폴리오 파일 및 분류가 뚜렷해서 최소한의 작업만 하면 되었을 뿐인데, 아무런 컨셉작업없이 레이아웃부터해서 영어로 포폴을 쓰려니 대환장이었다. 그리고 패션포트폴리오 및 내 작업 특성상 시적인 단어와 애매모호한 표현들의 향연인데, 이것을 영어로 번역하자니 전문지식 없이는 중2병 스러운 글이 되기 마련이었다. 알토대학의 어드미션은 12월 초에 열렸기때문에 다른 유럽 대학들에비해 빠른편이다. 호다닥 준비 후 어드미션에 올리고 서류를 학교에 보낸 후 빠르게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2020년 1월~2월 - IFM 포폴 준비와 Motivation letter 및 서류구비작업
알토대학교 지원에 필요한 서류및 포폴 형식과 매우 달랐고, 전공또한 달랐기 때문에 거의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러나 모티레터같은 경우에는 항목과 질문이 명확하게 되어있어서 쓰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포폴또한 한페이지씩 알토때 썼던 포트폴리오 이미지와 추가작업을 통해 금방 만들 수 있었다. 분명 작업 할 당시에는 주말내내 집에 쳐박혀서 포폴만들고 스트레스 받아했지만 또 알다시피 하루종일 히키코모리 작업을 하다보면 또 드라프트정도는 하루만에 작업이 가능했다.
미루지말고 개떡같은 포폴이라도 대충 와꾸를 잡아놓으면 길이 보인다는 말이다. 알토대학과는 다르게 IFM에선 추천서가 2장이나 필요했는데, 한장은 이 프로그램을 추천해주신 교수님, 한장은 회사동료에게 부탁해서 받았다. 가족도 아닌데 주변에 도와줄 수 있고 서포트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매우 든든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주변에 내가 원서를 넣은 전공 입학과정에 대해 물어볼 사람이 없었으므로 이후 2차 인터뷰나 과제에 대해 불안감과 영상작업이 과제면 어떡하지라는 걱정과 함께 꽤 빠른 날짜로 어드미션을 넣을 수 있었다.
+ 그 외
사실 IFM 파리는 입학원서를 넣을 수 있는 세션이 세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넣은 2월 어드미션, 이후엔 4월, 6월. 그러나 외국 학생들은 비자문제때문에 세번째세션을 피하라는 말을 보고 마음같아선 4월 어드미션에 넣으려고 했으나, 호옥시나 알토에 붙게 되면 4월5월중에 오퍼를 승인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먼저 붙은 학교를 들어가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위해 무리하여 1번째 세션을 목표로 빠듯하게 진행했다.
사실 영어가 완전 완벽한 바이링구얼에 애초부터 CV및 작업 아카이빙이 잘되어있는 사람이면, 별다른 준비없이 한달도 안되어서 서류는 만들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이중에 하나도 해당되지 않아서 퇴근 후에 작업에 시달려야만 했다 ) 학부때 작업이 너무 오래되었기때문에 영상을 베이스로 새로 작업을 해야하나, 쓴지 거의 7년이 되어가는 에프터이펙트를 깔아서 다시 작업을 해야하나 막중한 압박감에 이도저도 못했다. 다행히 학부때 만들어놓은 작업을 베이스로 여건에 맞게 웹포폴을 구축 할 수 있었고,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학교때 내 개인생활, 감정노동부터해서 전부 쏟아내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쓰일 수 있었다는 큰 자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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